여성이 피해자일 경우, 왜 사건보다 '여혐-남혐'의 주제로 번질까요?
왜 여성이 피해자일 경우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 '모든 남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주제로 이동하게 될까요? 당연히 모든 남성이 가해자가 아니라는 것은 저도 알고, 다른 여성들도 알고 있고, 당신도 알고, 당신의 주변 남성들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이 '남성혐오'라는 이야기와 동등하게 이야기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싶어요. '남성이 평소 여성에게 혐오감을 가지고 있어 화장실에서 1시간 동안 머무르다 모르는 여성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한'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모르는 사람을 살해했다'는 부분이 아니라 내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공격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리고 이게 '남성혐오'라고 이야기한다면. 누군가 이유모를 죽음을 당한 사건보다 내가 미움받을까봐 두려운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그리고, 이걸 남성혐오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남성은 서로 만나고 헤어질 때 '잘가'라는 인사를 하지만 여성인 저는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어두워진 밤길을 초조해하면서요. 이 이야기가 나올 때도 '남자도 밤에 돌아다니기 무서운 세상이야'라는 답을 받을 수 있겠죠? 네, 정말 모르지 않아요. 당신을 공격한게 아니라 '여성이 폭력, 살해 등 범죄 위험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첨부한 기사는 사건이 아니라 '여혐-남혐'으로 헤드를 잡은 헤럴드 뉴스의 기사입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60518000812 이런 프레임은, 이제 멈출 때가 되었습니다. 혹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내가 살해되었을지 몰랐던 그 사건, 그 사람을 위해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추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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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번 출구, 국화 꽃 사서 들러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