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DJ DOC 노래 논란 관련해서 여러 글이 올라오는데요.
페친님이 쓴 글을 보고 맴이 복잡해졌어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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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인간의 생각을 지배한단 사실에 동의한다. 그리고 바로잡고 싶은 개념이 있다면 시간을 두고 쓰는 언어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런데 말이다, 언어에 있어서 그 개선의 선이란 게 참으로 애매하다. 어느 디테일까지 파고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이 참 어렵단 얘기다. 왜냐면 언어는 살아움직이는 유기체와 같아서 역사, 문화, 현상, 정서, 정치 등 많은 요소에 따라 변하고, 또 쓰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니까. 요즘은 정치적인 이유로 politically correct한 단어들이 늘어가는데 (black 대신 african american, 혼혈아 대신 다문화둥이 등)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런 의도들이 크게 마음에 와 닿진 않는다. 진심이 따르지 않은 억지 같거든. 시간이 흐르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때가 오면 그땐 그게 억지 같지 않으려나.


3. 이른바 '개념 가수'라 불리는 이승환이나 레전드 급 가수 조용필이 갑자기 랩을 하고 싶다며 이 노래를 들고 나왔다면, 그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까? 이렇게 논란이 된 게 DJ D.O.C의 전적과 힙합 랩에 대한 편견 때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랩에선 워낙 서로 디스하면서 욕을 많이 하니까.)

5.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내가 들은 '수취인분명'은 전체 가사의 맥락으로 봤을 때 박근혜가 여성이라고 해서 비하하는 느낌은 받지 못 했다. 그냥 '나쁜 대통령' 박근혜 디스였고 만약 '미스 박'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문제라면, 박근혜는 미스 박이라 불려도 싸다. 최태민의 미스 박이 아니고 뭐야. 그냥 개인 의견이고 잡설이다. 다들 조금씩만 릴렉스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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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헷갈

berry
혐오 발언 혹은 차별 발언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은 생각보다 흔하다. 나름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에게서도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어떤 특정한 발언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모든 사람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민주주의의 대 명제와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든 종류의 "검열"에 반대한다는 논리로, 혐오발언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어떻게 일베 등의 혐오발언을 금지시킬 수 있는가? 또는 반대로 일베 등의 혐오발언을 금지시키자고 주장하면서 어떤 논리로 표현의 자유를 동시에 주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것. 대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이 문제는 뜻밖에 쉽게 해결된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민주주의의 가치"이다.
민주주의 하에서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사회적 의사결정에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논의에 모두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발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표현의 자유가 중요해진다.
그러나 혐오발언은 특정 소수자를 차별하는 발언이다. 이런 발언은 특정 소수자들의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그들을 사회적 참여의 기회로부터 "폭력적으로 격리"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게 혐오발언이 가져오는 해악이다. 즉 혐오발언을 허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주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며,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인 목적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선까지를 "혐오 발언"으로 규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사회의 문화적인 수준의 발전 정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부분만큼은 사회적 논의에 맡겨 그 때 그 때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논의가 활발해지고, 그 논의 결과 혐오 발언으로 규정된 것들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위해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것,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결과가 아닐까?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존재하는 것이니 말이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murutukuspage/posts/606729842848804?pnref=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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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ry
"미쓰박" 표현의 문제점. 첫째는 미쓰 호칭 자체의 문제. 미쓰miss는 미세스 mrs와 더불어 여성을 결혼 여부로 가르는 호칭이다. 한 개인인 여성을 호칭하는데 그의 결혼 여부가 무엇이 중요한지? 미쓰와 미세스로 여성을 나누어 부르지 말자는 문제의식은 70-80년대 서구의 여성주의자들도 제기했던 것으로, 미즈Ms라는 대안적 호칭을 사용하자는 운동이 있었다. 요즘 서구에서 여성은 일반적으로 Ms로 호칭되고, Miss는 성차별적 호칭이라고 해서 쓰지 않는다. 서구중심주의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미쓰 호칭을 폐기하는 것, '글로벌 스탠다드'다. 세계 15위 규모의 '경제대국'이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제발 성차별에 대한 경각심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는 갖춰야 하는 거 아니겠냐고요. 한국에서도 미쓰 호칭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비서나 경리 같은 주변부 사무직 여성노동자들을 미쓰 뫄뫄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미쓰 뫄뫄라고 불리우던 그 노동자들은 대개 회사에 손님이 오면 커피를 탄다든가, 서류를 복사한다거나 하는('커피카피 아가씨')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해야 했고 임금과 대우 면에서 많은 차별을 당했다. 사무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희롱 역시도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함께 일하는 여성노동자를 미쓰 뫄뫄라는 타자화된 호칭으로 칭하는 것과 그에게 커피 심부름이나 사무실 청소 같은 '잡일'을 시키는 것은 연속선상에 있는 일이다. 같은 사무실의 여성 노동자를 동등한 동료로 대우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주의자들이 활발하게 문제제기한 결과로, 그래도 요즘은 아무나 '미쓰 뫄뫄'로 칭하는 것은 실례이며, 커피 심부름을 여직원한테 시키면 안된다는 정도는 다들 안다. 우리 운동의 성과를 지켜내자. 둘째는, 박근혜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는 점이 그대로 '미쓰 박'이라는 멸시적 호칭으로 이어지는 것.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는 점은 박근혜가 하야해야 할 이유에서 1%도 차지하지 않는다. 2008년 촛불 때 100만 가까운 시민이 광장에서 이명박 하야를 외쳤지만 아무도 이명박이 결혼한 남성이라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 여성에게만 결혼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가? 박근혜를 지지하던 노년층은 결혼 안 한 처녀, 박정희 큰딸이라고 찍고, 박근혜 반대하던 진보 남성은 애도 안 낳아본 여자가 뭘 알겠냐, '생식기만 여성' 운운하고. 섹슈얼리티를 경유하지 않고서 한 여성을 판단할 수는 없나? 박근혜가 결혼했다면 지금 최순실 욕하듯이 아줌마라고 욕했겠지?? 비혼이면 미쓰박 기혼이면 아줌마 왓어 원더풀 여성멸시월드. 셋째는 '저항담론' 내부의 성별정치학과 탈식민. 이 나라 부패한 지배계급의 오브제 박근혜씨를 고가의 관리 받기 좋아하는 드라마광 아줌마로 욕해서 당신의 살림살이가 당최 무엇이 나아지셨습니까. 미쓰 박, 하도 찔러대서 빵빵, 나쁜 년 등으로 욕하면서 스스로를 "남성"으로 위치지어봤자 억압받는 피지배민중의 1인 당신의 살림살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정유라 최순실 박근혜 사생활을 궁금해하고 문란할 거라고 낄낄거리고 씹으면서 남성성 과시해봤자 그게 진짜 저항 담론이 되지가 않음. 박근혜를 위시한 지배계급 카르텔이 당신의 구체적인 국민연금과 세금을 어떻게 해처먹었고 당신의 호봉제를 어떻게 날려버렸는지, 우리의 분노의 지점과 방향, 요구를 명확히 하자. 전선을 명확히 그어서 진짜 저항을 하자. 마지막으로, 무슨 년 어쩐 년, 계집애 같다 아줌마 같다 운운하는 여성성을 빗대어 욕하는 언설들이 일상적인 세상에서는, 아무리 지배계급을 욕하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듣는 여성들이 다 같이 묶여서 불쾌함과 수치심을 느낀다. 좋은 대통령이든 나쁜 대통령이든 다 떠나서 여자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무슨무슨 년'으로 찰지게 씹히는 세상이 여성들을 좌절하게 함. 여성 내부에도 계급적 차이, 인종적 차이, 수많은 차이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차이들을 다 떠나서 여성을 몸으로 환원하고 '여성'으로 묶어버리는 게 가부장제가 작동하는 방식이고. '박근혜 욕하는 건데 왜 니가 발끈해?' 하지 말자. 디오씨가 촛불문화제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고, 단결된 '우리'를 흩어버리는 일인가? 프로불편러 예민충 메갈들이 쿵쾅거리는 건 '우리' 내부에서 잡음과 분열을 일으키는 '반민주적' 행동인가? 그렇지 않다. 여혐을 일삼아서 광장에 모인 여성들과 소수자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 집회에 온 '여고생'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며 '똑똑한 애들이 얼굴도 몸매도 착하다' 품평하는 것, 소수자도 불편하지 않은 집회문화 만들자고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이 반민주다. 다양한 목소리가 한 공간에 나오고, 다양한 잡음이 발생하는 게 민주주의다. 민주적인 광장은 자기 위치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다. 민주주의 합시다. 여기까지가 페미니스트로서 내가 여성을 멸시하는 표현으로 박근혜를 욕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는 이유들. 출처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028853447244188&set=a.217920901670784.48537.100003586273845&type=3&theater 저도 읽어보려구요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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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ry
http://www.womennews.co.kr/news/99938 이건 여성신문 기사.. 저도 읽어보려고 모아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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